트럼프의 '조삼모사'

현대적 해석과 '양세유도(兩稅誘盜)' 전략

오늘 모 방송사의 트럼프 관세 관련 보도 중 일부 내용이다.

"한미는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3천5백억 달러를 미국이 원하는 곳에 전액 현금으로 투자하고, 한국이 투자액을 회수한 뒤에는 미국이 투자 수익의 90%를 가져가겠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천5백억 달러라는 투자 규모는 한국 외환보유고의 80%가 넘는 수준이라 전액 현금으로 진행하는 건 우리나라로서는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 보도를 낸 방송사는 한국의 핵심 언론 기업 중 한 곳이고, 구성원들 또한 한국의 일류 대학을 졸업한 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건의 핵심은 미국의 부당하고 모욕적인 압력인데, 보도의 핵심은 미국의 요구액을 현금으로 부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보도 전체를 확인하면, 미국에 종속적인 구조를 꾀해 장기적인 집권을 통한 두둔한 이권을 노리는 보수정당의 정치인 모습과 다르다. 언론사의 뉘앙스는 정말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

세뇌된 엘리트와 트럼프의 계산

이미 이들의 뇌에는 일론머스크의 신경 칩이 심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보다 조금 더 생각을 진행시켜도 될 듯하다. 굳이 신경 칩을 따로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성조기를 들고 나와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본 트럼프가 가질 수 있는 생각은 하나 뿐이다. "한국인에게서 돈을 뜯어 내지 못한다면 천하의 바보로 남을 것이다."

트럼프: 야! 러스크. 내 말 맞지?

러스크: 네. 믿기지 않지만 형님 말이 맞습니다.

트럼프: 그런데 저 머리로 반도체는 잘 만든다 말이야.

러스크: 그게 이제보니, 세뇌지수가 높아야 만들 수 있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현대적 해석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중국 고전의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속담과 100% 일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지적에 한국의 엘리트 그룹 언론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일 것 같다.

"한국인은 유인원류가 아닌 '인류'이기 때문에 조삼모사 비유는 맞지 않는다"

모두가 아는 내용이지만, 어쩌면 조삼모사의 일화를 정확히 알지 못해,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이야기

어떤 원숭이 사육사가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며 말했다.
“앞으로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줄 것이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화를 내며 싫어했다.
그러자 사육사는 말을 바꾸어 이렇게 말했다.
“그럼 아침에는 네 개를 주고, 저녁에는 세 개로 하자.”
그 말을 들은 원숭이들은 기뻐하며 만족했다.

사실 전체 양은 변하지 않았지만, 인간보다 낮은 지능의 원숭이들은 기뻐했다. 바로 이 고사를 두고 어리석은 자들을 대상으로 겉모양만 바꿔 이익을 얻는 수법을 ‘조삼모사’라 부르게 됐다.

양세유도(兩稅誘盜) - 현대적 조삼모사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이 이야기에 빗대 현대적인 어투로 바꾸면, ‘양세유도(兩稅誘盜)’라는 말이 가능하다. 이는 상대에게 먼저 감당하기 어려운 25% 혹은 30% 관세라는 조건을 제시해 충격을 주고, 상대가 협상에 나서자 본래 의도했던 조건인 15%와 3,500억 달러 투자를 내세워, 상대가 마치 양보를 얻은 듯 착각하게 만들어 재화를 약탈하는 방법이다. 이는 현재 미국과 한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관세 사건에 딱 맞는 말이다.

양세유도(兩稅誘盜)의 의미

두 가지 관세율로 상대를 유인하여 속여서 빼앗는 책략

• 양(兩): 두 개

• 세(稅): 세금, 관세

• 유(誘): 유인하다

• 도(盜): 훔치다, 속이다

다만 고전의 조삼모사가 단순한 속임수라면, 양세유도는 국가 간 협상이나 권력 정치에서 훨씬 정교하게 쓰이는 심리전이다. 문제는 이 작업의 필수 조건이 상대방의 낮은 지능인 점이다.

현재는 2차 작업으로 "현금 100%"라는 불가능한 요구를 던져 놓고, 이후 "현금과 채권을 섞어도 된다" 혹은 "금액을 줄여주겠다"라는 결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 정부는 큰 양보를 얻어낸 것처럼 만족하거나 또는 서로를 시기하게 된다.

결국 미국은 원래 노리던 구조적 종속을 손쉽게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트럼프 측의 반응을 분석할 때, 이 과정의 진행 조차도 짜증스러워 하는 점이다.

"어차피 결론은 뻔한 데, 이 바보들을 데리고 협상하는 척이라도 해줘야 하는 나도 참 한심하다."

결론: 편향된 지능과 종속 심리

이 사건 전반에는 한국 엘리트 그룹의 편향 지능과 세뇌된 종속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은 지금 조건에서 트럼프가 양보를 하는 것으로도, 오히려 트럼프를 비난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에서 더욱 분명하다.

오늘 방송 내용은 이러한 시대의 아픔을 정확히 보여줬다.

트럼프식 협상술의 전형인 조삼모사의 원숭이 역할도 모자라, 충성의 원숭이를 자처하는 현실 목도가 필자의 하루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